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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방언 겉다는 왜 젊은 세대가 이해하지 못할까 세대 간 언어 단절의 심연과 추측의 문법학

겉다’는 걷다가 아니다전북 방언이 말하는 추측의 언어와 세대 간 소통의 단절 식탁 위의 침묵과 소통의 단절, 겉다라는 낯선 단어가 불러온 세대 갈등의 현주명절이나 제사가 되어 온 가족이 모인 자리, 할머니와 손자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침묵은 이제 한국 사회의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단순히 관심사가 다르거나 스마트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침묵의 기저에는 언어의 장벽, 특히 방언의 소멸로 인한 의미 전달의 실패가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전라북도, 그중에서도 전주와 익산, 군산을 아우르는 전북 북부 지역의 노년층 화자들은 일상생활에서 겉다라는 표현을 매우 빈번하게 사용한다. 비가 올 거 겉다라거나, 그 사람이 참 좋은 거 겉다와 같은 문장이 그 예다. 표준어 화자나 젊은 세대가 듣기에 이 말은 걷다(..

부산 사투리 가이소는 언제 어떻게 쓰일까 실용 예문 중심의 화용론적 분석과 지역 정서의 미학

‘가이소’에 담긴 부산의 정존댓말 너머, 츤데레 화법의 미학과 지역 언어의 온기‘가이소’는 단순한 작별 인사가 아닌 부산 고유의 존대 표현이자 정서적 권유의 언어다. 문법과 실용 예문을 통해 지역 방언이 품은 관계의 기술과 공동체적 정서를 화용론적으로 분석한다. 거친 바닷바람 속에 숨겨진 부드러운 권유, 부산 방언의 상대 높임법 체계와 이소(iso)의 문법적 위상부산 사투리, 혹은 동남 방언을 떠올릴 때 대중 매체가 주입한 이미지는 대개 거칠고 투박하며, 마치 싸우는 듯한 억양이다. 영화 친구나 각종 누아르 영화에서 부산 말은 주로 남성들의 의리나 폭력을 대변하는 도구로 소비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편견 섞인 시선은 부산 방언이 가진 섬세한 높임법 체계와 그 속에 담긴 따뜻한 배려의 정서를 간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