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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언의 감정 표현 차이 좋다 대신 사근사근하네의 어감과 촉각적 언어의 인류학

표준어가 놓친 감정의 미세 결을 되살리는 방언 어휘 ‘사근사근하다’를 중심으로, 촉각적 언어의 어원·의미·문화적 맥락을 인류학적으로 탐색하고, 감정의 해상도를 회복하는 언어적 가능성을 모색한다. 표준어의 평면성을 넘어서는 방언의 입체적 감각과 정서의 해상도 우리는 흔히 표준어를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 정의하며, 이를 공식적인 소통의 도구이자 가장 세련된 언어 형태로 인식하도록 교육받아왔다. 표준어는 행정적 효율성과 정보 전달의 명확성을 위해 감정의 굴곡을 다림질하고 의미의 중의성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좋다, 싫다, 기쁘다, 슬프다와 같은 매우 범용적이고 추상적인 어휘들로 우리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퉁치는 언어생활에 익숙해져 버렸다. 그러나 인간의 감정은..

경상도 할머니의 마는 왜 공격적으로 들릴까 담화적 기능 분석과 침묵의 경제학

경상도 할머니의 ‘마’, 왜 공격적으로 들릴까?담화적 기능과 문화적 맥락을 통해 풀어보는 츤데레 화법의 인문학적 해석 단음절의 미학 혹은 오해의 씨앗, 경상도 방언 마의 정체한국어의 방언 지도를 펼쳐보면 각 지역마다 그 지역 사람들의 기질과 정서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어휘들이 존재한다. 전라도의 거시기가 모호함 속에 끈끈한 유대감을 담아내는 관계의 언어라면, 충청도의 그려나 개 혀는 완곡함 속에 뼈 있는 진심을 숨기는 여백의 언어다. 그리고 여기, 경상도, 그중에서도 부산과 대구를 아우르는 영남 지역을 대표하는 단음절의 단어가 있다. 바로 마다. 경상도 토박이 할머니가 시장통에서, 혹은 밥상머리에서 무심하게 내뱉는 마!라는 소리는 타 지역 사람들에게, 특히 서울 표준어 화자들에게는 종종 당혹감이나 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