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가 놓친 감정의 미세 결을 되살리는 방언 어휘 ‘사근사근하다’를 중심으로, 촉각적 언어의 어원·의미·문화적 맥락을 인류학적으로 탐색하고, 감정의 해상도를 회복하는 언어적 가능성을 모색한다. 표준어의 평면성을 넘어서는 방언의 입체적 감각과 정서의 해상도 우리는 흔히 표준어를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 정의하며, 이를 공식적인 소통의 도구이자 가장 세련된 언어 형태로 인식하도록 교육받아왔다. 표준어는 행정적 효율성과 정보 전달의 명확성을 위해 감정의 굴곡을 다림질하고 의미의 중의성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좋다, 싫다, 기쁘다, 슬프다와 같은 매우 범용적이고 추상적인 어휘들로 우리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퉁치는 언어생활에 익숙해져 버렸다. 그러나 인간의 감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