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다’는 걷다가 아니다전북 방언이 말하는 추측의 언어와 세대 간 소통의 단절 식탁 위의 침묵과 소통의 단절, 겉다라는 낯선 단어가 불러온 세대 갈등의 현주명절이나 제사가 되어 온 가족이 모인 자리, 할머니와 손자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침묵은 이제 한국 사회의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단순히 관심사가 다르거나 스마트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침묵의 기저에는 언어의 장벽, 특히 방언의 소멸로 인한 의미 전달의 실패가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전라북도, 그중에서도 전주와 익산, 군산을 아우르는 전북 북부 지역의 노년층 화자들은 일상생활에서 겉다라는 표현을 매우 빈번하게 사용한다. 비가 올 거 겉다라거나, 그 사람이 참 좋은 거 겉다와 같은 문장이 그 예다. 표준어 화자나 젊은 세대가 듣기에 이 말은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