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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갑 속 자아' : 디지털 자산이 나를 설명하는 방식

1. 디지털 자산이 정체성을 대변하기 시작한 이유사람들은 오랫동안 외부의 물질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해왔다. 명품 가방, 자동차, 집처럼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소유물은 자신이 누구인지 말없이 드러내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보이는 것’만으로 자아를 설명하는 시대는 아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람들은 더 이상 실물 자산이 아닌 디지털 자산을 통해 정체성을 구성하고 표현한다.우리는 메타버스 아바타의 의상, NFT 프로필 사진, 디지털 컬렉션, 토큰 기반 커뮤니티 활동 내역 등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어떤 NFT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DAO에서 활동 중인지, 어떤 콘텐츠를 제작해 블록체인 상에 기록했는지는 모두 개인의 취향, 관심사, 세계관을 보여..

디지털 자산은 어떻게 ‘소유욕’을 ‘정체성 욕구’로 치환하는가?

디지털 자산의 등장: 물질적 소유에서 정체성 소유로인간의 소유욕은 본능적이다. 사람은 생존을 위해, 혹은 존재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무언가를 가진다’는 행위를 반복해 왔다. 고대에는 토지와 식량, 현대에는 명품과 부동산이 그 대상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이 생활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사람들의 소유 대상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이제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즉 디지털 자산을 소유하고자 한다. NFT, 디지털 토큰, PFP(프로필용 NFT 이미지), 가상 의류, 메타버스 공간에 이르기까지, 소유의 개념은 더 이상 물리적인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처음엔 이러한 디지털 자산도 단순한 소유욕의 연장선처럼 보였다. “남들이 가진 것을 나도 가져야겠다”, “희소한 걸 먼저 사야겠다”는 식의 욕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