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다’의 획일을 넘어제주 ‘배지근하다’, 전라 ‘개미지다’, 경상 ‘깔쌈하다’, 충청 ‘슴슴하다’로 읽는 방언 미각어 미시사표준화가 지운 감각을 복원하고 언어와 미각의 상호작용을 드러내다미각의 빈곤과 표준어의 독재 속에서 잃어버린 맛의 지도를 찾아서인간이 세상을 지각하는 방식은 언어라는 필터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가 무지개를 일곱 가지 색으로 인지하는 것은 우리 언어가 그것을 일곱 가지 단어로 분절해 놓았기 때문이다. 미각의 세계 또한 마찬가지다. 혀끝에 닿는 감각은 수천수만 가지의 미세한 스펙트럼으로 존재하지만, 현대 한국 사회에서 이 풍요로운 감각의 제국은 맛있다라는 단 하나의 거대하고 납작한 단어에 의해 정복당하고 말았다. 텔레비전의 먹방 프로그램이나 유튜브의 맛집 리뷰를 보면, 음식을 표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