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말? 환대의 언어? 해남 방언 ‘자기야’에 담긴 관계의 인류학전남 해남 방언의 ‘자기야’는 연인이 아닌 타인을 따뜻하게 품는 관계의 언어다. 어원과 의미 변천사를 통해, 방언에 담긴 공동체적 정서와 사회적 기능을 인문학적으로 탐구한다. 낯선 여행지에서 마주한 뜻밖의 고백과 언어의 배반여행은 낯선 풍경을 마주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낯선 언어와 조우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전라남도 해남, 한반도의 땅끝이라 불리는 이 고즈넉한 고장에 발을 디딘 외지인들이 종종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혹은 길을 물을 때, 초면인 할머니나 아주머니로부터 자기야라는 호칭을 듣게 되는 경우다. 서울을 비롯한 표준어 화자들에게 자기 혹은 자기야라는 단어는 연인이나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