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사투리 ‘허벌나게’는 표준어의 밋밋함을 거스르는 감각적 과잉의 상징으로,‘헐다·허벌창’에서 유래해 ‘-나다/-게’ 조어로 의미가 표백·확장됐으며,전라도의 한을 흥으로 전환하는 문화적 에너지를 품은 현재진행형 언어다. 1. 표준어의 밋밋함에 저항하는 전라도 방언의 감각적 과잉과 그 언어학적 위상한국어의 표준어 체계는 효율성과 명료함을 지향하며 발전해 왔다. 매우, 아주, 몹시와 같은 표준어의 정도 부사들은 대상을 수식하는 기능에는 충실하지만, 화자가 느끼는 감정의 격랑이나 육체적인 감각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를 가진다. 이러한 표준어의 정서적 공백을 메우는 것이 바로 지역 방언의 역할이며, 그중에서도 전라도 방언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감각적 어휘력과 표현의 강도를 자랑한다. 그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