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왜 '사라지지 않는 것'을 갈망하는가?인간은 유한한 존재다.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생명체로서, 끝을 알기에 시작을 기억하고, 사라짐을 알기에 흔적을 남기려 한다. 이 본능은 인류 역사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심리적 동력으로 작용해왔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세의 성당, 동양의 사원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자신이 존재했던 증거를 오래도록 남기기 위해 수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투자해왔다. 이러한 심리는 단순한 자기표현이나 자아확장의 욕망을 넘어, '영속성(permanence)'에 대한 갈망으로 해석할 수 있다.21세기 들어 이 욕망은 전통적인 물질 기반의 유산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반의 자산으로 이행하고 있다. 블로그, SNS, 디지털 아트, NFT, 가상 부동산, 암호화폐, 디지털 아바타 등은 단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