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을 소유한다는 착각
많은 사람들은 앱이나 플랫폼에서 유료 기능을 구매하면
그 기능이나 아이템이 ‘내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Web2 구조에서는 이러한 믿음이 대부분 착각에 가깝다.
인스타그램에서 스티커를 샀거나, 게임에서 스킨을 구입했거나,
유튜브에서 멤버십을 결제했다 하더라도
그 자산의 진정한 주인은 사용자 자신이 아니라 플랫폼이다.
이는 ‘소유’라는 개념이 Web2에서는
기술적, 법적, 구조적으로 불완전하게 정의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단순히 사용권(license)을 얻는 것이며,
그 자산은 언제든지 플랫폼의 정책 변경, 업데이트, 서비스 종료 등으로 인해
사라질 수 있다.
심지어 계정이 정지되거나 해킹을 당하면
그 자산에 대한 접근권조차 즉시 박탈될 수 있다.
결국 사용자는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낄 뿐,
실제로는 통제권, 보존권, 이전권 등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Web2 플랫폼은 ‘당신이 이걸 소유하고 있다’는
마케팅 언어를 사용해 소비자에게 소유의 환상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이 환상이 사용자로 하여금 반복적 구매와 종속적인 사용을 유도하는 구조다.
Web2의 소유 구조는 왜 불완전한가?
Web2 플랫폼의 디지털 자산 구조는
기본적으로 중앙 집중형 구조(Centralized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한다.
이 구조에서 자산의 모든 기록, 권한, 데이터는
해당 플랫폼의 서버에 저장되고,
사용자는 플랫폼이 부여한 권한 내에서만 그 자산을 사용할 수 있다.
즉, 사용자가 아니라 플랫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셈이다.
플랫폼 중심 구조에서는 다음과 같은 한계가 발생한다.
첫째, 데이터 통제권이 사용자에게 없다.
자산이 저장된 위치도, 그 자산을 어떻게 사용하거나 옮길 수 있을지도
전적으로 플랫폼이 결정한다.
둘째, 정책 변화에 따른 사용 중단 가능성이 있다.
플랫폼이 갑자기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특정 기능을 없애면,
사용자는 아무런 저항도 못한 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셋째, 법적 보호가 불분명하다.
많은 Web2 자산은 서비스 약관에 ‘플랫폼의 자산’임을 명시해두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용자는 어떤 권리도 주장할 수 없게 된다.
즉, 사용자는 돈을 지불하고도
실제 통제권이나 보존권을 확보하지 못한 채
‘플랫폼이 허락한 범위 안에서만’
그 자산을 사용하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 구조는 결국 사용자가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종속되도록 만든다.
현실 소유 vs Web2 자산 비교: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많은 사용자들이 Web2 자산을 ‘내 것’이라고 믿는 이유는
플랫폼의 UI, 구매 절차, 사용자 경험이
현실의 소유 개념을 모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법적 구조, 통제 구조, 재사용 가능성 모두에서
현실 소유와 큰 차이를 보인다.
아래 표는 현실 자산, Web2 디지털 자산, Web3 자산을
주요 항목별로 비교한 것이다.
항목 | 현실 자산 | Web2 디지털 자산 | Web3 디지털 자산 |
소유권자 | 구매자 | 플랫폼 (사용자에게 사용권 부여) | 사용자 (지갑 소유자) |
보관 장소 | 사용자의 공간 (예: 집, 금고) | 플랫폼 서버 | 블록체인 (분산 저장) |
사용 통제권 | 전적으로 구매자에게 있음 | 플랫폼이 정책에 따라 제한 가능 | 사용자에게 완전한 통제권 부여 |
양도 및 재판매 가능성 | 자유롭게 가능 | 대부분 불가능 또는 제한됨 | 자유롭게 가능 |
서비스 종료 시 영향 | 실물 자산은 유지됨 | 접근 및 기능 상실 | 블록체인에 남아 계속 사용 가능 |
이 비교를 보면 Web2 자산은 ‘디지털화된 임대’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용자는 단지 기능을 임시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만 얻고 있으며,
이는 플랫폼의 지속 여부나 계정 상태에 따라 언제든 종료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돈을 지불하고도 자산의 본질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구조에 살고 있는 셈이다.
사용자는 왜 플랫폼의 권력 구조에 순응하게 되는가
많은 사용자들이 이런 구조를 문제 삼지 않는 이유는
Web2 플랫폼이 심리적 소유감을 매우 잘 설계했기 때문이다.
화려한 UI, 개인화된 기능, 구매 후 표시되는 ‘소유’ 마크는
사용자가 마치 자산을 직접 ‘보관’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이것은 게임 내 아바타 옷장, SNS의 프로필 꾸미기,
유튜브 멤버십 전용 이모지 등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은 실제로는
사용자의 권리가 아닌 접근성을 기반으로 한 제한적 사용 경험에 불과하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소유의 착각’이
사용자로 하여금 반복적으로 소비하게 만들며,
그 소비를 통해 더 깊은 플랫폼 종속성을 낳는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사용자는 플랫폼의 정책 변경이나 약관 수정에 대해
실질적으로 목소리를 낼 방법이 없다.
이 구조에서는 사용자 스스로
‘권리를 가진 소비자’가 아니라 ‘관리 대상 사용자’로 존재하며,
자신이 구매한 자산에 대해 보호받지 못하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
결국 Web2는 사용자가 자산을 가진 것처럼 느끼게 만들면서도
실질적 통제권은 플랫폼이 독점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구조는 소비자 권리의 부재뿐만 아니라
디지털 사회 전체의 권력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진짜 소유를 위한 구조는 존재하는가?
Web2가 소유의 환상을 팔아온 시대였다면,
Web3는 소유의 실체를 되찾으려는 기술적 실험이 시작된 시대다.
Web3에서는 사용자가 블록체인 기반 지갑을 통해
NFT, 토큰, 디지털 공간 등을 직접 소유하고,
이 자산은 플랫폼과 관계없이 개인이 영구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단지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사용자의 권리 회복을 위한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NFT 기반 자산은 플랫폼이 아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되어
어떤 플랫폼이 사라지더라도 자산 자체는 유지된다.
즉, 디지털 자산이 ‘기능’이 아닌 ‘개인의 재산’으로 작동하게 된다.
또한 Web3에서는 DAO(탈중앙화 자율조직)를 통해
플랫폼의 방향성과 정책 결정에도 사용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단지 소유권 회복을 넘어
디지털 사회 전체의 권력 재편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물론 Web3에도 해결할 문제가 많지만,
그 중심에는 분명 ‘진짜 소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이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소유의 환상에 만족할 수 없는 사용자 세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그 세대에게 Web3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자기 권리를 되찾는 정치적 선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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