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토해내는 숨, 언어가 되다 인간의 언어는 보통 날숨(Exhalation)에 실려 나온다. 숨을 들이마시며 말을 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행위다. 그러나 제주 해녀들의 언어는 숨을 멈추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깊고 푸른 바다 속, 중력과 부력이 교차하는 무중력의 공간에서 해녀들은 인간이 가진 생리적 한계를 시험한다. 그들은 산소통이라는 문명의 이기(利器)를 거부하고, 오로지 자신의 폐활량에 의지해 삶을 영위한다. 그리고 물 위로 솟구쳐 오르는 순간, 참았던 숨을 일시에 터뜨린다. 이때 발생하는 소리, 휘파람 소리 같기도 하고 돌고래의 울음소리 같기도 한 그 소리가 바로 ‘숨비소리’다. 많은 관광객에게 숨비소리는 그저 제주의 이국적인 풍광을 완성하는 청각적 배경음일지 모르나..